아비트럼 DAO 논란 요약
이더리움 기반 레이어2 프로젝트 아비트럼은 이더리움 확장을 위해 설계됐다. 막대한 에어드랍 물량과 주요 국내외 거래소에서 상장하며 핫한 신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에어드랍 이후 재단이 무단으로 토큰을 매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화제의 중심 아비트럼, 야심찬 DAO 계획 예고
최근 한달새 아비트럼은 암호화폐 업계의 핫이슈 중 하나였다. 아비트럼이 공식 토큰 ARB의 에어드랍 소식을 공지한 이후 트랜잭션 수가 일주일 새 약 54% 가량 급증한 바 있다. 지난 10일 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아비트럼 스마트 컨트랙트 수는 200만개를 돌파했다. 5개월도 안되는 시간 동안 2배 증가한 수치다. 계정 누적 생성 수는 467만개다.
지난 2일(현지시각) 아비트럼은 앞서 예고한대로 아비트럼 DAO 도입을 위한 첫 개선 제안 투표를 상정했다. 아비트럼 네트워크의 운영 수익은 DAO로 귀속된다. 해당 제안인 AIP-1 설명에 따르면 아비트럼 DAO는 DAO 트레저리에 대해 직접적인 온체인 거버넌스 권한을 가질 수 있다. 트레저리 외에 약 10억 달러 규모의 ARB 토큰으로 구성된 아비트럼 재단 소유의 예산 집행 지갑에 대한 권한도 얻을 수 있다.
논란의 발단
아비트럼 재단이 논란을 빚은 것은 커뮤니티의 승인 없이 7억5000만 개(약9억달러)의 ARB 토큰을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펀드에서 재단측으로 이체했기 때문이다. 재단은 해당 토큰 중 4000만 개는 정체불명의 단체에 특별 보조금으로 즉시 지급이 완료됐으며 1천만 개는 시장에 매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각된 토큰은 1천만 개가 아닌 2천만 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갈등의 절정
이에 커뮤니티에서 원성이 커지자 아비트럼 재단은 투표를 열기에 이르렀다. 해당 투표는 750만 개의 토큰을 재단에 할당할 지를 묻는 것이었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재단은 이 투표가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려진 결정을 승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로 인해 재단과 커뮤니티의 갈등이 더 심화됐다.
논란은 계속
재단은 더 이상 토큰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커뮤니티 내 비판이 제기됐던 ‘논란의 여지가 있는 관리 패키지’를 세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펀드가 소유한 토큰을 투표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는 재단에 의해 더 이상 투표가 조작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비트럼이 제시한 추가 거버넌스 제안은 다음과 같다.
AIP-1.2: 아비트럼 생태계를 위한 여러 거버넌스 문서를 수정한다. 제안된 수정안 중 하나는 아비트럼 개선 제안을 체인에 게시하는 데 필요한 ARB 토큰 수의 기준을 500만 ARB에서 100만 ARB로 낮추는 것이다.
AIP-1.05: 아비트럼 재단이 7억개의 ARB 토큰을 반환하도록 요청한다. 재단에 할당된 토큰을 회수해 거버넌스 논란을 해결해야한다는 취지다. 투표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AIP-1.1: 재단에 남은 7억개의 ARB를 4년에 걸쳐 잠금 해제되는 '스마트 컨트랙트로 제어되는 락업에 넣을 것'을 제안했다. 재단은 커뮤니티 구성원이 토큰 할당에 대한 예산을 승인할 때까지 토큰을 사용할 수 없다. 토큰의 일부는 첫해에 아비트럼 재단의 운영 예산으로 사용된다.
전문간들은 아비트럼 논란은 DAO를 도입할 때 생각해야할 문제를 깨우쳐준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다니엘 쿤 코인데스크US 기고가는 이번 사례가 DAO가 해결해야할 문제에 대해 상기시켜줬다고 평했다. 그는 "아비트럼 DAO는 오프체인에서 벗어나 프로토콜 개발 제어를 분산화하고 사용자와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으는 방식으로 홍보됐다"며 "이 약속을 깨게 되어 18개월 동안 구축한 기반이 단 5분만에 신뢰도가 손상됐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사례는 탈중앙화 방식으로 결정하게 되는 자율적인 스마트 컨트랙트 뒤에는 인간 행위자가 있음을 깨우쳐줬다"며 "아비트럼처럼 DAO를 도입하려면 의사 결정이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로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고찰을 미리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DAO 거버넌스 논란은 형식이 아닌 집행의 문제라고 짚었다. "아비트럼이 DAO를 도입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이에 초반 하이프가 나왔다"라며 "하지만 시장 중심으로 가겠다는 DAO 거버넌스 투표 형식은 취했으나 정작 집행할 때는 몇몇 파운더들의 의사를 반영해버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아비트럼은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는지가 관건이다"라며 "DAO 형식을 도입한다면 매 사안에 대해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한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파운더들이 미리 답을 내놓고 밀어붙이는 형식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조재우 한성대 교수는 아비트럼 논란을 통해 국내 시장도 교훈을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벤처캐피탈(VC)들이 투자하고 대형 거래소에도 상장된 유망한 프로제트일지라도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는 걸 알려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상장을 통해 수익을 내는 거래소는 그만큼 더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자원을 투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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